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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범죄예방위원 김천.구미지역협의회 푸른날개] “가출” 바로 우리

구미여성종합상담소 2010. 4. 8. 15:33

“가출” 바로 우리 아이의 이야기

구미여성종합상담소

소장 우 순 남

 

“… 터질 것 같은 내 심장은 날 미치게 만들 것 같지만 난 이제 깨달았어

날 사랑했다는 것을 You must come back home.…”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십대들의 우상으로서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4집 앨범 ‘COME BACK HOME’의 가사 중 일부이다. 청소년들의 억압된 심정을 격하게 표출하는 것으로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면서, 가출을 하여 방황하고 있는 아이들에게는 집으로 돌아가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했던, 그래서 실제로 많은 아이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다던 그 유명한 노래이다.

 

가출의 정의는 학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접근하고 다양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가출이란 자신 및 자신을 둘러싼 주위환경에 대한 불만이나 갈등에서 비롯된 문제점에 대한 반발이나 해결을 위해 보호자의 승인 없이 최소한 하룻밤 이상 무단으로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 충동적 혹은 계획적 행위”라고 하였다.

그러면 “가출”을 하는 세상 모든 아이들은 영영 집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인 목적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서이다. 진정 다시 돌아갈 곳이 없는 아이들은 그 어떤 상황에서든 가출을 하지 않는다. 즉, 가족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도록 유도하기 위하여 가출하는 것이다. 존재감이란 유(有)에서만 창출 될 뿐 무(無)에서는 결코 창출되지 못한다. 일례로, 열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하나가 빠졌을 때 빠진 하나의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지게 된다. 그에 반하여 하나만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하나가 빠져버려도 빈자리 자체가 성립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늘 자신의 존재감 즉 자신의 실존에 대해서 늘 불안해한다. 나는 진정 존재할까?

나는 어떤 인간일까? 나는 중요한 사람일까? 나는 사랑받고 있을까? 나는 가치 있는 인간일까? 등등 끊임없이 자기 자신에게 대해서 의심하고 불안해하며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특히 사춘기 시절은 이런 불안감이 극도로 팽배해져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사춘기에 놓인 아이들은 스스로의 실존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에 의해서 자신의 실존을 확인받으려고 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이 가출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가출은 불량기가 있거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사회병리현상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청소년 사이에서 아주 폭넓게 드러나고 있는 현상이기도하다. 또한 가출을 결심하고 실행하는 것은 남학생에게만 치중되어 있는 현상이 아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여자 아이들의 가출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며 오히려 남자 아이들보다 더 많이 가출하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가정과 학교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이 계획적이든 충동적이든 탈출을 감행하게 된다. 그것은 학교로부터의 탈출이고, 이런 학교에 자녀 교육을 몽땅 밀어놓고 있는 가정으로부터의 탈출인 것이다.

 

실제로 한 연구조사에 의하면 70% 정도에 육박하는 청소년들이 가출 충동을 경험했으며 63%의 아이들이 가출을 결행할 수도 있다는 응답을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한국 교육신문 ) 그리고 중고등학생들의 경우 평균 8~10%에 이르는 아이들이 실제 가출해 본 경험을 갖고 있다고 조사되었다.

따라서 가출은 일부 ‘날나리’들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다수의 청소년들에게 가출 욕구는 항상 잠재되어 있다고 보여진다고 할 때, 가출에 어떤 형태로든 빌미를 얻었을 경우에는 실행으로 옮기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청소년의 거점인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는 자녀들의 욕구를 해소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부모님이 나를 이해해주신다면 가출을 왜 하겠어요. 학교에 가기가 싫어서 집에서 뒹굴고 있더라도 좀 이해를 해주신다면 가출을 않겠어요.” “내가 집에서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이건 않 되고 저걸 해라하며 압박만 하지 말고….” “내가 집에 들어갔을 때 집에서 식구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다시 가출할 것예요.” “부모님들이 내말은 듣지 않고 무조건 야단부터 할 때는 뛰쳐나가고만 싶어지죠.” “어디 며칠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정말 좋겠어요. 부모님들도 안심할 수 있는 곳으로 말입니다.”

 

이와 같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면서 그들의 고민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은 그리 힘든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그것은 아이들이 몸과 마음을 푹 쉬게 하는 가정과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마련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 아버지는 김정일 같아요. 집안에서는 완전히 독재에다 아무런 말도 안 통하지요. 그리고 ‘나갈테면 나가라!’ 그러시더라구요”라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왠지 절벽을 마주 대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학교생활이 지겹다고 느끼는 아이들에게 내일을 위해서 무조건 참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하기에는 부모의 자세가 너무 안일한 것이 아닐까하고, 부모의 잔소리를 못 견디게 싫어하는 아이에게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매를 들이대기에는 그들의 심성이 너무 예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제가 어려워할 때 만일 누군가가 옆에서 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해해주는 사람이 있었다면 가출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말은 우리의 아이들이 혼자서 얼마나 외로워하고 있는가를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고 어른들의 무관심을 질타하는 목소리로 들린다. 이렇듯 청소년가출은 단순히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보다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함에 따라 발생되는 경우가 더 많다.

 

우리는 가출에 대한 대부분의 경우 사회 부적응과 비행? 범죄의 중요한 원인이 미성숙자인 아이들의 잣대보다 어른들의 의식에 맞추어 아이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려 하지는 않는지?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정서와 자아정체감 혼란, 충동적 경향과 가정 및 학교환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들, 스트레스 또는 문제 상황에 대한 대처능력 부족, 그리고 독립성과 자율성을 획득하려는 청소년들의 발달단계를 우리는 얼마나 이해를 하고 있는지?

가정불화나 과보호나 간섭은 없었는지?, 신체적 성적, 정신적 학대는 없었는지? 그리고 가족간의 대화는 원할 한지? 가족과 사회와의 의사소통의 문제 등 가출에 대한 부모의 태도와 반응들이 가출의 원인이 되지는 않았는지?

물론 또래관계와의 부정응도 관련된 원인이 될 수도 있으며 가출에 대한 수용적인 또래집단에 대한 교류나 동일시. 성적부진으로 인한 열등감과 좌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교사나 교우들이 자신을 문제아로 보고 있다고 느끼기 쉽기 때문에 그로인해 학교생활에 부정적인 태도를 갖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처럼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가정의 문제나 갈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도피성 가출이든 가족의 관심을 목적으로 하는 시위성 가출이든 가정에서 버려지거나 쫓겨나는 추출성 가출이든 모두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의 따스한 온기와 인간애에 굶주린 가출임을 우리 부모들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문제 아이 뒤에는 문제 부모가 있다는 말이 생각난다.

가정은 청소년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가장 먼저 접촉하게 되는 제1의 생활공간이며 안식처이다. 청소년범죄자의 대부분이 가정의 문제로 인하여 가출도 하고, 나아가 범죄에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며, 가정의 구조적, 기능적 결함 때문에 집을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 내 문제의 영향은 가출 전부터 시작되어 만일 가출 후에도 가정환경이 개선되지 않게 되면 청소년들은 귀가를 원하지 않게 되고 결과적으로 만성가출로 이어지게 된다.

 

다정다감하고 부드러운 부모님이 계시고 아늑한 분위기로 아이들의 감성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편안한 가정의 부모모델이라면 아이들은 집밖으로 뛰쳐나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역할보다도 “청소년비행 예방”의 역할이 가정에서 먼저 선행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사회는 어떠한가?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환경에서 아이들은 무엇이든지 흉내 내고 따라하고 싶어지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이다. 성인들이 만들어 놓은 놀이터에는 탈선을 조장하는 유해환경과 유해매체, 그리고 이들의 절박한 상황을 악용하는 유해업소의 미성년자 고용에 대한 성인들의 의식부족이 아이들을 탈선하고 가출을 유도하고 있지는 않는지 사회의 책임은 없는 것인지 의문이다.

위의 통계에서 보았듯이 거의 모든 청소년이 느낀다는 가출충동을 어떻게 하면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까?

청소년들 스스로 부모와 자녀의 대화를 제일 중요한 가출예방 대책으로 제시하였다.

사회적으로는 가족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지원체계와 청소년 유해환경 추방이 필요하지만 특히, 가출초기의 부모들의 위기개입이 매우 중요하다.

 

자녀와 대화할 때는 말하기보다 진지하게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문이나, TV 등을 보면서 건성으로 듣는 자세는 삼가야 한다. 그리고 자녀에게 고민이 생겼을 때는 함께 걱정하고 이해하는 자세와 자녀와 갈등이 생겼을 경우 자신의 청소년기를 회상하면서 함께 공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일방적인 명령 대신 설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자녀의 친구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며. 잘못을 했을 때는 엄하게 꾸짖되 자녀의 인격이나 자존심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하고 훈육할 때는 짧고 분명하게 말하여야 하며 마지막으로 친구처럼 편안하고 다정한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청소년은 우리의 미래입니다 잘 가꾸고 다듬는 몫은 성인들의 책임이자 의무이다.

끝으로 아이는 어른의 스승임을 되 새겨봐야 할 것이다.

 

[법무부 범죄예방위원 김천.구미지역협의회] 푸른날개 소식지 Vol.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