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여성종합상담소 2011. 4. 29. 15:56

 

 

 

 

- 노처녀 -

-육용정(陸用鼎, 1843-1917), 노처녀음-

戒君勿配貧家夫 戒君勿適沖年夫
계군물배빈가부 계군물적충년부

治生辦事均無奈 誤汝一身摠在夫
치생판사균무내 오여일신총재부

가난한 집 남자의 배필이 되지 마오
나이든 사내에게 시집도 가지 마오.
먹고 살 일, 뒤치다꺼리 어찌할 수 없거니
네 한 몸 그르침은 남자에게 달렸다네.

가난한 남자에게 시집가면 먹고 살 일이 걱정이다.
손가락 빨며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나이 많은 남자에게 시집가도
딸린 식솔들 뒤치다꺼리가 보통 일이 아니다.
가난한 집, 나이 든 남자에게 시집가느니,
차라리 노처녀로 늙어 죽겠다.
돈 많고 나이 젊고, 잘 생긴 남자는 다 어디 갔는가?
세상사 즐거울 일이 하나도 없다.
그녀가 왜 노처녀로 늙었는지 내가 이제 잘 알겠다.

 

 

 

 
 

- 노총각 -

-육용정(陸用鼎, 1843-1917), 남자답사-

自來固是罕良夫 亦罕婦人善事夫
자래고시한량부 역한부인선사부

七去三從難盡道 請君自此勿尤夫
칠거삼종난진도 청군자차물우부

예로부터 진실로 좋은 사내 드물고
지아비 잘 받드는 아낙네도 드물다오.
칠거지악 삼종지도 다 말하긴 어려워도
그대여 이제부턴 사내 허물 마시소.

앞의 시에 대한 답장이다.
백마 탄 왕자님은 어디에도 없지요.
다소곳한 아내도 세상엔 안 흔해요.
남녀가 만나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사는 것이
어찌 재물과 나이만으로 따질 일이겠는지요.
칠거지악, 삼종지도의 거창한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닙니다.
툭하면 남자 탓하고,
걸핏하면 나이 타박하다 보면
정말로 노처녀로 늙을 수도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