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 사랑방/마음의샘

엄마는 그래도 되는줄 알았습니다

구미여성종합상담소 2011. 6. 13. 15:03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해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떡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윤 영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