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변의 변] 인도 대리모 사건!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 2010.09.13 14:09 | 225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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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공감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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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한국인 부부가 불임을 이유로 이혼했습니다. 1달 만에 한국인 남성은 국제결혼 중개업체의 소개로 베트남에서 18살 베트남 여성을 만나 혼인했습니다. 둘 사이에서 베트남 여성은 두 딸을 출산했습니다. 두 아이 모두 태어나자마자 전 부인에게 보내져 양육되었습니다. 한국인 남성은 친모인 베트남 여성에게 몸이 회복될 때까지 시골에 있는 누나가 아이를 봐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둘째 아이 출산 두·세달 달 전부터 한국인 남성은 냉담하게 태도가 돌변해 전 부인에게 돌아가지 않으면 무일푼 신세가 되고 만다며 베트남 여성에게 이혼을 종용했습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고 일주일 만에 베트남 여성은 협의 이혼을 하고 베트남으로 돌아갔습니다. 공항에서 한국인 남성은 베트남 여성에게 2만 달러를 건넸습니다. 이혼한 지 한달도 안돼 한국인 부부는 재혼신고를 하고 현재까지 두 딸을 자신들의 친딸인 것처럼 키워왔습니다. 베트남 여성은 아이들이 보고 싶어 한국에 돌아왔으나 연락처와 주소가 모두 바뀌어버려 한국인 남성도, 아이들도 만날 수가 없었습니다.
여느 ‘막장’ 드라마 이야기가 아닙니다. 소송을 시작할 때 “현대판 씨받이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던, 공감에서 지난 4년 간 진행해온 소송 이야기입니다. 소송을 제기하자 한국인 남성은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함께 산지 3일정도 되었을 때 한-베 사전을 활용하여 아이를 낳아주고 이혼하면 돈을 주겠다고 본인이 직접 베트남 여성에게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베트남 여성은 그런 제안을 들은 적도 없고, 동의한 적도 없었습니다.
한국인 남성은 두 아이들 앞으로 각각 월 백여만짜리 보험을 들어줄 정도로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이었습니다. 자수성가한 평범한 중년 남성의 모습이었지요. 법정 밖에서 이 소송 때문에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 하소연하며 울었을 땐 안타까운 심정이 잠시 스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법정에서 돌변해 변호사가 사실을 왜곡·날조하고 있다, 승소금 절반을 변호사가 챙기기로 했다더라며 근거 없는 인신공격을 해댈 때면 당황스럽고 황당해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해지기 일쑤였습니다. 갓 변호사 일을 시작해서 가정폭력 피해를 입은 중국 동포 여성의 가사소송을 대리했을 때입니다. 법정 밖에서 만난 공격적인 한국인 남성에게 맞서 대응했다가 결국 언성을 높여 크게 싸우고 말았습니다. 두고두고 후회했었지요. 이 소송을 진행하면서 예의 없는 상대방에게 단련될 수 있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 득이라면 득일까요.
기나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소송 당사자인 베트남 여성은 많이 힘겨워했습니다. 자신의 의견이나 감정을 표현하는데 소극적이었던 그녀는 몇 년째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가사조사관실에서 아이 얼굴 한번 본 거 외에는 아이들을 만날 수 없어, 더욱 어둡고 그늘져 갔습니다. 2009년 6월경 대법원에서 면접교섭권을 확정 받은 후 비로소 베트남 여성은 매달 정기적으로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그녀 얼굴에서 종종 환한 웃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행복해 하는 그녀 모습에 저도 덩달아 행복해졌습니다. 드디어 올해 7월로 민사 손해배상청구 소송도 종료되었습니다. 그녀가 받은 피해를 배상하기에는 충분치 않지만 조금이나마 위자료를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쪼록 앞으로는 그녀에게 행복한 일들만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을지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 앞에 과제로 남았습니다.
글_소라미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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