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증후군과 언어장애를 가지고 있는 진관(가명)이 부모는 깜짝 놀라는 경험을 했다. 아이가 자신의 치마를 입고 있었던 것. 아이는 조이는 속옷이 불편하여 어머니의 치마를 입었다고 했다. 아이의 성기가 많이 성장 한 것. 그는 몸이 성장한 아이에게 자신의 몸에 대해서 그리고 성교육을 해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다고 했다. 지적장애 2급의 딸의 어머니 장영은(가명/여)씨는 얼마 전 아이가 생리를 시작했다. 아이가 성인이 된 것에 기뻐해야 하지만 ‘딸이 학교에서 학생들의 놀림을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생리대 사용법 등을 알려주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 그는 쉽게 알려줄 수 있는 방법 등이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직 어리다고만 생각 했던 아이의 몸이 성장하고 또 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면서 부모들의 고민이 시작된다. ‘어떻게 하면 올바른 성의식을 심어줄 수 있을까’ ‘몸의 변화 등을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등등 성교육 방법이다. 하지만 막상 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장애인 부모를 둔 경우는 더욱 난감하다. 이러한 장애인 부모들을 위한 뜻 깊은 자리가 열렸다. 평화캠프 주최로 열린 ‘장애인 부모들을 위한 성교육’ 강연회.
"청소년기 아이가 발기를 하는 것이나 생리를 시작하는 일은 어른이 되었다는 증거이지만, 장애아동 부모님의 경우 이와 같은 행동이 이상행동이나 특이행동으로 비춰지는 것을 우려하는 경우가 많죠." 한국제나가족지원센터 김혜경 강사는 장애아동들도 성적인 호기심을 갖거나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보호자들은 그렇게 여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부모 스스로도 아이들의 성적인 변화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적절한 성행동 표현을 하지 못하고 특이한 성 행동을 보이는 것은 장애인라기보다는 가정과 사회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성에 대해서 학습 받을 기회가 부족해서 입니다.” 김혜경 강사는 그동안 장애인의 성교육이 부족했던 이유는 부모님과 선생님 등이 장애인을 무성적인 존재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 했다. '아무 것도 모를 텐데' '성욕이 있겠어!' 등등 보호자가 ‘성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과 ‘장애아이라서 성적 욕구가 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어 바람직한 성교육이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 김 강사는 "어른들이 장애아동이 자위행위나 성적인 호기심을 발견하면 아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아이들이 비록 느리게 학습하더라도 교육으로 충분히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들의 꾸준함과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 아이들의 부적절한 성적 행동의 제지 방법도 이야기 했다. "부적절한 성행동을 보였을 경우에는 감정과 느낌을 중심을 아이에게 전하는 방법이 좋아요. 이를테면 아무 곳에서나 성기를 만지는 경우 '너는 즐거울지 모르겠지만, 엄마는 보기 안 좋은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이 성기를 만지고 있는 것을 보면 어떠니?' 하는 식으로 기분에 대해서 공유하고 공감하는 연습이 중요해요. 또한 '자위를 할 때 방에서 해야 하는 이유는 네가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야'처럼 아이가 수치심을 갖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도 필요하죠." 김 강사는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느낌일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수치심이 들거나 위축감이 들 경우 아이가 부정적인 성가치관이 생기거나 다른 곳에 분노행동을 드러낼 수 있다면서 아이들의 성적인 변화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에서 제재방향이 무조건 "안 돼"가 아니라 "우리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떨까"로 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강사는 아이들의 장애 특성에 맞는 교육방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면 언어적인 설득이 어려운 지적장애 1급 장애인에게는 자신의 방과 거실사진을 확대하여 그 안에서 자위하는 다른 사람의 사진 모습 등을 보여주는 거예요." 언어교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시각적·공간적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러한 시각자료를 이용한 교육을 받은 지적장애 1급 학생은 부적절한 성행동이 현저히 줄었다고 했다. "일상생활이 자연스러운 지적장애의 경우는 또래 아이들과의 토론이나, 관찰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스킨십이 상대방에게는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어요." 김 강사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스킨십으로 주변을 당혹스럽게 하던 지적장애3급 커플이 토론 후 '우리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지 몰랐다'면서 태도가 바뀌었다면서 토론 교육이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안아주지 마세요.” 강사는 가정에서 장애아동을 자주 안아주고 스킨십 하는 것은 흔히 하는 실수라고 말했다. 어머니의 스킨십에 익숙한 아이들은 낯선 사람들의 스킨십을 자신에 대한 애정으로 받아들여 특별히 거부하거나 경계하지 않는다는 것.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약해지면 낯선 사람들의 스킨십에 경계심을 품지 않아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강사는 부모님이 아이의 신체나이를 고려하여 스킨십의 빈도를 줄여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강사는 “성교육은 단순히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성교육을 통해 생명의 존엄성에 대해서 배우고, 올바른 성가치관 형성하여 궁극적으로 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아동 부모들이 성교육 등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이어서 그는 “발달장애 아이들은 푸른 새싹과도 같다”고 말했다.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라는 점에서 새싹과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 그는 비록 아이들이 학습에 있어서 느릴지라도 한번 인식하면 정확하게 따라하고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교육할 것을 부모들에게 다시 한 번 당부했다.
강연에 참석한 후 학부모들은 그동안 답답했던 것이 어느 정도 풀려서 시원하다는 반응들. “그동안 우리 아이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나의 시각으로만 해석하고 막으려고만 급급했던 것 같아요. 강의를 듣고 나니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의 중요성에 대해서 다시 깨닫게 되었습니다.” 강연에 참석한 한 부모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아이에게 성교육을 해줘야할 것 같지만, 무엇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몰랐어요.” 또 다른 부모는 강연을 통해 방법을 조금은 알 것 같다고 했다.
학부모들은 장애아동 관련 성교육에 바라는 점도 덧붙였다. “성교육이 필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알죠. 도가니 사건 이후 장애인 성교육 문제가 주목받는가 싶었더니 금세 시들어졌어요. 성교육 프로그램을 받고 싶어도 마땅한 기관이 없어서 못 받는 경우가 많아요. 또 좋은 강의가 있다고 해도 시간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한 학부모는 좀 더 많은 성교육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형식적이고 장애특성에 적합하지 않은 성교육도 있어요. 성교육에서 어떤 선생님이 장애인 커플에게 대걸레 자루에 콘돔을 직접 씌워 보여주며 콘돔 사용법을 가르쳐준 적이 있는데, 이 커플은 며칠 뒤 대걸레 자루에 콘돔을 씌워둔 채 관계를 가져 선생님을 당혹스럽게 했죠." 또 다른 부모는 아이들의 특성에 맞는 교육이 아닌 그냥 성기 이름, 임신 과정 설명 등 형식적인 지식전달에 그쳤던 성교육도 많았다면서 보다 체계적이고 맞춤형 교육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강의를 했던 김혜경 강사도 “현재 장애 특성별로 전문화된 성교육 강사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장애아동 관련 성교육이 부족함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아이들의 성폭력 예방을 위해서, 아이들의 건강한 대인관계를 위해서, 자신의 성적 표현의 자유를 위해서 성교육을 연구하고 전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장애아동 성교육에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장애인에 대한 성교육은 전반적으로 비장애인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자료 등도 많지 않아 부모들은 걱정만 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경우들도 많다. 그 결과 원치 않게 성폭력 가해-피해자가 되는 장애인들의 경우도 허다하다. 다양한 성의식과 수준을 고려한 성교육 방법 개발 및 연구 등이 이루어져야 할 때다.
보건복지부 대학생 기자 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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